리멤버
서울대는 정말 없어져야 할까?
제가 수험생이었던 시절 독보적인 일등 대학의 해악을 몰랐습니다. 학급마다 배치표가 붙여져 있었고 수험생들은 가장 상위에 있는 서울대를 선망하던 시기입니다. 선생님이나 입시 강사들은 서울대 나오면 성공은 보장되고 평생이 편하다고 말씀 하십니다. 미디어도 거의 추앙하는 분위기 였습니다. 사회에 절대 선을 행하는 스카이 같은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활발한 사회활동 하는 분들 중에 서울대의 해악을 말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서울대 가라고 하십니다. 바뀌지 않을테니 순응하라는 뜻으로 들렸습니다. 하지만 서울대 나온 분들이 서울대의 해악을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필요 없다고 없어져야 한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인싸가 아니라서 그런 것이겠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사회에 나와 회사 및 교육계에 있다보니 이제 그 말의 의미를 알겠더군요. 언제적 서울대 이야기를 하냐, 이제 서울대 의미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요? 학부 입학으로 성공이 어느 정도 보장된 의학계열에 밀려 있지만, 여전히 차상위 인재를 독식하며 한국 제일 대학의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습니다.
서울대는 일본 제국과 미군정에서 거저 공룡 대학이 되었습니다. 깡패도 대학 졸업장 있으면 보스하던 시절에 독보적인 1등 대학 졸업장으로 요직에 많이 진출한 이후 강력한 인맥을 통해 국가 예산을 쭉쭉 빨아 들이며 지금의 서울대가 되었습니다.
작은 한반도에서도 작은 남쪽에서만 최고의 대학 서울대. 실상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대학입니다. 한 나라에 명품대학 하나는 있어야 한다구요? 그 엄청난 사회적 지원을 받고 사회에 무슨 공헌을 했습니까? 최고 대학이라면 새로운 연구로 학문의 금자탑을 쌓아야 하는데 과연 그러한가요? 독보적인 1등 지위를 가졌기에 경쟁하지도 열심히 일하지도 않는 이들이 주요 라인의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대학의 실력 없는 교수들은 자신의 지위를 공고하게 하기 위해 실력없고 말 잘 듣는 제자를 앉힙니다. 사실 교수 정도 돼면 자신의 철학과 연구를 가져야 합니다. 특히 탑티어 대학의 교수는 더욱 그래야 합니다. 게다가 순혈주의를 지향하므로 인력풀도 오직 서울대입니다. 결국, 교육과 연구의 질은 급격히 추락하고 있습니다. 독창적인 연구할 능력은 안되니 양으로 승부하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갉아넣는 구조입니다.
그나마 양이라도 제대로 찍어내면 다행입니다. 얼마 전에는 학생 학위논문 베껴서 논문 출판한 것이 발각되기도 했습니다. 해당 학생은 울분에 일인시위까지 했으나 공중파를 타고도 그녀의 지도교수는 쫓겨나지도 않습니다. 독보적 1등을 유지하기 위한 아주 기묘한 비책을 쓰기도 합니다. 자신들은 연구 능력이 없으니 그들의 뛰어난(?) 정치력과 인맥으로 남들 연구 못하게 합니다. 경쟁 학교에 인재가 있으면 싹부터 포섭하거나 포섭이 안되면 말려 죽이기도 합니다.
학습 능력 특출난 상위 1% 뽑아 바보 만드는 대학입니다. 그 바보들로 대한민국 지배하는 대학입니다. 혼자하기 버거우니 서울대를 롤모델로 삼는 2-3류의 컴플렉스에 가득찬 대학들과 삼각편대를 이뤄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형국입니다.
지금은 국가가 관리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입시 배치표를 돈 받고 조작한다는 말이 많았습니다. 사회적응에 실패한 동문들이 입시학원 강사의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실이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라는 서열시입니다. 이렇게 고착화 시킬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수혜의 정점은 국가의 특혜와 서울 수도의 잇점과 독보적 1등 지위를 가지고 있는 대학입니다.
서울대의 독보적인 지위의 유익은 오로지 서울대 인싸들만이 누리고 있습니다. 인싸 라인과 관계없는 나머지 대다수는 인싸들이 사회에 싸지른 똥의 가장 큰 피해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주 간단합니다. 서울대 10개를 만들면 됩니다. 서울대 예산은 타 거점대보다 1조원 많다고 합니다. 좋은 대학이 많아지면 입시에 있어 선택의 기회가 늘어납니다. 일류대학 가는 길이 1개가 아닌 10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10개의 강력하고 균등한 국립대는 고등교육 학문 생태계의 건강한 다양성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독보적 1등 대학의 부작용도 사라지고, 치열한 사교육도 완화되며, 수도권 쏠림이 완화되며, 지역의 거점이 살아나고, 부동산 문제도 해결되며, 나아가 출산율도 회복될 것입니다.
훨씬 건강한 고등교육 생태계에서는 상생과 경쟁을 통태 더욱 강력한 연구 환경이 형성되어 현재의 서울대 보다 국제 경쟁력 있는 대학들이 출현할 것입니다.
강력한 10개의 국립대학이 나타나면 컴플렉스에 억눌린 2-3류 대학이 서울대처럼 될 것이라고 하는 의견도 있는데, 앞으로 그런 일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 유일무이한 공룡대학도 탄생하기 힘들고 정부 예산을 과도하게 끌어오는 일도 힘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견제가 만만치 않을 겁니다. 삼성이라는 초일류 기업도 경쟁력이 떨어지면 위태롭고 대통령도 탄핵되는 나라입니다.
사회는 무한경쟁을 하고 있는데 대학만이 봉건시대의 신분제 유사한 학부 서열 운운하며 조선왕조를 답습하고 있습니다. 최상위 상아탑 학문 권력이 그들의 권력을 공고히 하여 세습하기 위함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서열을 아예 없애지는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충분히 완화될 수는 있습니다. 대학의 다양성을 발전시키면 상위 서열보다 자신이 원하는 분야가 강한 대학으로 진학하는 케이스도 늘어날 것입니다.
지방에 있는 거점국립대에 아무리 예산을 퍼부어도 인재들이 안 갈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실상 지방에는 각 지역마다 과학기술대학이 있습니다. 엄청난 예산을 퍼부어 특별히 관리되는 대학입니다. 상위 인재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예산과 정책만 뒷받침 된다면 지역이라서 안 갈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거점국립대와 인근의 과학기술대를 통폐합 한다면 지방 대학의 큰 시너지가 발생할 것입니다. 이것을 통해 거점대 지원 추가 예산을 절감할 수 있으며, 단시간에 학생 및 교수 수준을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한전공대의 과도한 예산 지원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사실 이전 과기대에도 있었던 일입니다. 거점국립대와 과학기술대를 합병한다면 두 대학 모두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이전부터 논의된 고등교육 개혁의 연장선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사교육, 부동산, 지역불균형의 중심에 대학 서열화가 있고, 그 정점에 서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경쟁상대가 없기에 실체보다 너무 과대평가 되어 있는 서울대. 이전 정권에서도 고등교육 개혁의 포문을 열었지만 기득권 저항에 실패했습니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고등교육 개혁을 완수하지 않는다면 이 나라의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이 글은 제 사욕을 위해 쓴 글이 아닙니다. 다양한 사회 경험과 교육 활동을 통해 얻은 생각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올렸습니다. 익명으로 올리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래 글 일독 추천합니다.
https://app.rmbr.in/wZuBmPmNmBb
https://app.rmbr.in/iffAo4vBAAb
https://app.rmbr.in/oRlWjpCkNBb